사건 현장에서 바라본 법률가 '태도'

최재영 기자

jychoi@naver.com | 2026-01-10 13:31:44

법무법인·법률사무소 그리고 변호사·변호인 경계

기자로서 사건·사고 현장을 다니며 경찰 외에 많이 마주친 직업군 중 하나가 변호사다. 경찰서 유치장 앞, 검찰청 브리핑룸, 법원 복도와 엘리베이터 안 등 취재 동선과 변호사 업무 동선은 생각보다 자주 겹친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법무법인과 법률사무소의 차이, 변호사와 변호인의 역할을 체감하게 된다.

대형 사건이 터지면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은 대형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들이다. 체계적인 대응, 정제된 메시지 그리고 언론을 대하는 입장은 가히 ‘매뉴얼’처럼 보일 때가 있다. 

법무법인은 분명 강력하다. 인력과 자본, 조직력이 뒷받침된 법률 서비스는 기업 사건이나 복잡한 경제 범죄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기자 입장에서 보면 이들은 때로 하나의 ‘기관’처럼 느껴진다. 개인의 목소리보다는 조직의 전략이 앞서는 모습이다.

▲변호사나 변호인은 태도가 중요하다. (사진=픽사베이)

법률사무소에서 활동하는 변호사들은 다른 모습을 보인다. 새벽에 걸려온 피의자 가족의 전화를 직접 받으며, 구치소 접견실에서 묵묵히 기록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면 인간적이다. 조직 규모는 작지만 '사건의 온도'에 가깝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특히 사회적 약자 사건이나 형사 사건에서 법률사무소 변호사들의 존재감은 현장에서 더욱 선명해진다.

여기서 기자의 눈에 들어오는 차이는 ‘변호사’와 ‘변호인’의 느낌이다. 변호사는 직업이고 변호인은 태도로 느껴진다. 모든 변호사가 변호인이 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변호사는 법률을 다루고 변호인은 사람을 대변하는 느낌을 받는다.

물론 변호인이 변호사보다 낫다는 이분법적인 기준이 아니다. 기자가 취재 현장에서 신뢰를 느끼는 순간은 대개 이 변호인이 말할 때다. “법적으로는 어렵다”라는 말 뒤에 “그래도 이 사람의 사정은 기록에 남아야 한다”고 덧붙일 줄 아는 이들이 그렇다.

사건은 결국 사람의 이야기다. 숫자와 조문으로만 정리할 수 없는 감정과 맥락이 얽혀 있다. 

어찌보면 현장에서 기자와 변호인은 묘하게 닮아 있다. 둘 다 '완전한 진실'에 도달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왜곡되지 않도록 애쓴다는 점에서 그렇다. 법무법인이든 법률사무소든 중요한 것은 규모가 아니라 태도다. 그리고 변호사라는 직함보다 과연 변호인으로서 사건 앞에 서 있는가 하는 측면에서 더욱 구분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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